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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7-22 19:19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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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팬더믹' 한국을 삼키다> 2회
젠더 혐오의 근거, 팩트체크해보니

성 평등 일러스트. 연합뉴스
혐오는 '팩트'를 가장한다. 역사가 오래된 젠더 혐오엔 특히 이러한 팩트가 많은 편이다. 예전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선천적으로 뛰어나다'는 식의 우생학적 논리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좀 더 교묘하게 인식의 틈을 파고든다.파워볼사이트

남성·여성을 혐오해도 되는 근거라며 떠다니는 팩트들은 사실일까, 일방적 주장일까. 중앙일보 특별취재팀은 가장 논란이 큰 이슈인 성별 임금 격차, 여성할당제를 중심으로 팩트 체킹했다.



임금 격차 여성 탓? 남녀-세대 의견 갈렸다
"똑같이 일을 안 하니까 돈을 덜 주지. 뽑을 가치 못 느끼니까 안 뽑는 거고. 여자니까 더 누려야 한다는 생각을 너무 당연하게 하네."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남녀 근로자 임금 격차를 다룬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온라인상에 퍼진 주장을 보여주는 예다. '여성들이 편한 일만 찾는다'라거나, '전문직이 적어서 그렇다'는 식이다. 여혐을 조장하는 측의 주요 근거로 꼽힌다. 하지만 반대 측에선 육아·가사 등에 따른 경력단절과 뿌리 깊은 노동차별 등으로 남녀 임금 격차가 발생한다고 강조한다.

국민 생각은 어디에 가까울까. 특별취재팀이 지난 5월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10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게 물었다. '남녀 간 임금 격차 원인은 여성들이 업무 강도가 높은 고소득 직종을 기피해서다'라는 문장에 36.9%가 동의했다. 성별 간에 생각이 극명하게 갈렸다. 남성은 응답자 중 절반(51.8%)이 맞다고 봤지만, 여성은 22.2%에 그쳤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임금 격차를 자연스럽게 보는 경우가 많았다. 20~30대 동의율은 42.5%로 윗세대인 40~50대(34.8%), 60대 이상(33.4%)을 웃돌았다. 2030을 중심으로 한 젠더 갈등 양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학원생 A씨(27)는 "젠더 관련 수업을 같이 듣던 남자 동기가 '여자들이 일을 덜 하고 싶어 하니까 월급이 적은 건 사실 아니냐'고 말해 충격받았다. 이런 주장이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똑같은 스펙·직급에도 여성은 덜 받았다
특별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이러한 명제는 '대체로 사실이 아니'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남녀 임금 격차 실태 조사' 자료(2017년)에 따르면 동일 기업 내 동일 직급 근로자끼리 비교했을 때도 임금 차이가 상당했다.

남녀 시급 차이는 사원 3750원, 대리 1320원, 과장 730원, 차장 1480원, 부장 3690원 등이었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격차가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U자형 곡선'을 그린다. 근로시간, 근속연수 등 임금 영향 요인을 통제하고 분석해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똑같이 일하는 남녀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경력이 쌓이거나 승진해도 해소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비슷한 결과는 또 있다. 서울시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5세 이상 여성 취업자는 1주일에 37.9시간 일했고, 남성은 43.4시간 일했다. 노동 시간 기준으로 12.7% 차이가 난다. 하지만 같은 해 남녀의 임금 격차는 27.3%였다.
월급 일러스트. 김회룡 기자
엇갈린 남녀 임금은 '스펙' 차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간극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김창환 캔자스대 사회학과 교수팀이 2019년 '한국사회학'에 게재한 '경력 단절 이전 여성은 차별받지 않는가' 논문에 따르면 그 또한 사실과 거리가 멀었다. 20대 여성은 또래 남성과 같은 학교·학과·학점 등의 조건을 갖추고도 임금은 82.6%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성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전체 근로자의 성별 임금 격차를 모두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직급이 올라갈수록 격차가 줄다가 다시 커지는 건 '유리천장' 같은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된 '여성할당제', 정책 기조 꾸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강당에서 열린 제4기 여성정치아카데미 입학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최근 젠더 혐오의 또 다른 이슈는 여성할당제다. 지난 4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현 정부의 '여성 장관 30% 할당제'를 비판하면서 남녀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남성 역차별 논란으로도 비화했다. 직장인 임모(27)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페미니스트 대통령' 선언 때문에 무슨 정책을 발표하든 그런 프레임이 씌워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여자도 자유롭게 공부하고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에 할당제가 공정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동행복권파워볼

특별취재팀의 인식조사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공부문에서 여성할당제·여성가산점제가 늘어났다'는 문장에 응답자의 55.2%가 동의했다. 남성(67.7%)과 여성(42.9%) 간 차이가 컸다. 특별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해당 문장은 '절반의 사실'이었다.

현 정부 정책 기조는 꾸준히 여성할당제 확대를 가리킨다. 고용노동부는 2019년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공공부문 적용 대상을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 지방공기업까지 확대했다. 사실상 모든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이 AA 적용 범위에 들어간 것이다. AA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여성 고용 기준을 충족하도록 독려하는 제도다.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기업가치평가 매체 CEO랭킹뉴스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132곳의 올해 1분기 임직원 현황을 조사했더니 여성 임원 비율은 22%였다. 2017년엔 11.8%였으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도 여성 각료 확대를 강조한다. 지난 대선 당시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공언한 게 대표적이다. 임기 초반 여성 장관 비율을 OECD 평균(2015년 29.3%) 수준인 30%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여성 인력 확대, 장관도 임원도 갈 길 멀다
하지만 여성할당제가 '역주행'하는 신호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4년 새 오히려 줄거나 정체된 곳도 많다. 알리오 자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17년 25%에서 올해 1분기 12.5%로 떨어졌다. 한국수자원공사는 4년 동안 0%→20%→13.3%로 오르내렸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도 2016년 이후 27.2%→9.1%→27.2%→18.2%로 큰 변화를 겪었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어떤 조직 안에서 한 집단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티핑 포인트'를 25%로 잡는다. 정부가 민간 기업 여성임원 비율을 강제할 순 없어도 최소한 공공기관에선 30% 이상을 여성에게 할당해야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공약했던 남녀 동수 내각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2017년 정부 출범 직후 여성 장관은 전체 18명 중 5명(27.7%)이었다. 외교부·환경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국토교통부가 여성 몫이었다. 이듬해 9월엔 4명(22.2%)으로 줄었다. 그나마 지난해 1~12월 6명으로 늘면서 유일하게 30%를 넘겼다. 정권 말을 향해가는 현재 교육부·환경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여성가족부 등 장관 4명(22.2%)만 여성이다. 남녀 동수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해 7월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열린 실업급여 설명회. 뉴스1
또한 공공 부문에 여성 인력 비율을 높이려는 시도는 박근혜 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장기적 흐름이다. 2013년 정부는 '공공부문의 여성 대표성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4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 비율 15%를 달성하는 게 골자였다. 지방자치단체 소관 위원회 여성 참여율 40%, 여군 선발 인원 확대(2020년까지 장교 7%, 부사관 5%) 등을 공언하기도 했다.


"혐오, 불평등 해결책 아냐…합리적 대안 필요"
일각에선 청년 세대가 겪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임금·고용 젠더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성별에 따른 문제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혐오가 불평등의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걸 강조한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혐오 표현을 쓰면 일시적으로 자신의 문제가 해결된다는 '가짜 안도감'을 얻을 수 있지만, 본인의 이익엔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 대안을 찾으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 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를 집어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은 우울(블루)과 분노(레드)를 동시에 가져왔다. 특히 두드러진 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분노와 공격이다. 서구에선 아시아인 등에 대한 증오범죄와 혐오발언(헤이트 스피치)이 이어진다. 국내서도 온ㆍ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혐오 정서가 난무한다. 여혐ㆍ남혐 논란, 중국동포(조선족)와 성소수자 비난 등이 대표적이다.
'성별, 장애, 출신지역, 인종 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편견을 조장하고 멸시ㆍ모욕ㆍ위협을 하거나 폭력을 선동하는 행위'. 혐오표현의 정의(2019년 인권위 보고서 참조)다. 이러한 혐오표현은 한국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아왔다. 그리고 코로나19를 계기로 분출하는 모양새다. 혐오는 때론 내 이웃을 향하고, 종종 나 자신을 겨누기도 한다. 팬더믹 1년 반, 중앙일보 특별취재팀이 우리 안의 혐오가 어떻게 나타났는지, 어디로 가야할 지를 살펴봤다. 혐오표현이 근거로 삼는 명제들이 맞는지도 '팩트체킹'했다.파워볼엔트리

특별취재팀=정종훈ㆍ백희연ㆍ편광현ㆍ박건 기자, 곽민재 인턴기자 영상=백경민, 석예슬ㆍ장유진 인턴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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